[Food] 도민맛집

TRIP1849
2020-07-08
조회수 1233


제주를 여행하는 많은 여행자들이 하는 공식 질문이 있다. “현지인만 아는 맛집이 어디인가요? 소개해 주세요.” 해서 많은 답변을 했었지만 성공률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왜 그럴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마 질문자가 얻고 싶은 답과 답변자가 하고 싶은 답변 사이에 괴리가 있던 거 같다.


40년 제주살이 나에게 맛집은 추억이 깃든 집이다. 추억이 묻어져 있는 곳은 맛 이상의 것을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민인 우리가 먹는 음식도 질문을 하는 그들이 먹는 음식과 별반 다를 것이 없을 것 이기에 (맛있는 돈가스와 맛있는 파스타를 두고 매번 제주 특산물을 먹는 건 아니지 않는가?) 뭔가 독특한 현지의 음식을 원하는 원하는 이들에게 만족한 답변이 아닐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각성하고 질문자와 답변자가 서로 만족할 수 있는, 토속향이 많이 나면서 도민도 자주가는 음식, 식당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흑돼지

제주도 음식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흑돼지가 아닐까? 예로부터 제주도의 가정에선 흑돼지를 키워 식용으로 사용했었는데 - 아쉽게도 지금의 흑돼지는 그때의 흑돼지가 아닌 경제성을 위해 외래 일반양돈(백돼지)와 교배한 종이지만 - 그 명맥이 지금까지 이어져 제주도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발전했다.



그리고 아직 교배종이 아닌 제래 흑돼지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바로 ‘연리지 가든’이 그곳이다. 재래흑돼지는 일반 양돈에 비해 지방이 월등히 많다. 하지만 이 지방에선 비린맛이 나지 않고, 오히려 고소함을 느낄 수 있다. (품종의 특성도 있겠지만 사육기간에 따른 차이가 크다고 한다.) 먹다보면 지방이 있는 부위만 찾게 된다. 이곳의 흑돼지는 축사에 갇혀 있지 않고 넓은 농장을 돌아다니며 생활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에서 직접 시행하는 구제역 예방주사를 제외하면 일체의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육성돈 사료만 먹인다고 한다. (※ 재래흑돼지가 절대적으로 좋은 고기란 건 아니다. 단지 연리지 가든의 재래흑돼지가 좀 더 오리지널의 흑돼지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물어왔다. ”흑돼지와 일반돼지가 차이가 나?”라고. 그동안 큰 차이 없다고 대답했었다. ............


숙성 고등어회

제주를 대표하는 음식 중 빼놓을 수 없는 재료가 고등어이다. 고등어는 국민 생선이라고 불릴 만큼 우리네 식탁에서 구이, 조림 등 다양한 음식의 재료가 된다. 특별히 제주에선 고등어 생선회를 먹을 수 있다. 부패가 쉬워 내륙지방에서는 회로 먹기가 힘들지만 유통기간이 비교적 짧은 가 제주에선 흔히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다.


고등어회를 처음 접하게 되면 특유의 비린 맛에 입에 맞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 리스크를 없애기 위에서는 숙성 고등어를 찾으면 된다. 숙성 고등어회 전문점인 ‘어부지리’는 고린이에게 최고의 선택지이다. 잘 숙성된 고등어회 한 점을 이곳의 특제소스에 찍어 깻잎 위에 올리고 초절임밥과 함께 한 입에 넣으면 고소한 고등어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팁으로 고등어가 느끼해 질 때쯤 시원한 메로지리를 시키면 환상의 궁합이다.


제주 바다가 주는 별미, 보말

보말(바닷고둥)은 제주도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이다. 지금은 보말칼국수, 보말죽 등 별미 음식의 재료로 쓰이지만 사실 제주 사람들은 바다에서 보말을 잡아다가 바로 삶아 다같이 까먹는 일이 더 익숙하다.


제주에서 부담스러운 음식에 지쳐 - 가격은 결코 가볍지 않지만 - 가볍게 한 끼를 해결하고 싶다면 보말칼국수를 먹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서귀포시에 위치한 ‘제주부싯돌’의 보말칼국수는 보말향과 들깨의 고소한 향이 잘 어우러져 보말 특유의 바다향이 부담스러운 사람들도 접할 수 있을 음식이다. 제주의 바다향이 깃든 국물과 쫄깃한 칼국수면의 조화가 궁금하다면 꼭 먹어보기를 추천한다. 이곳에서 보말칼국수를 먹는다면 꼭 바닥에서부터 긁어 먹길 바란다. 생각보다 많은 보말이 밑에 깔려있다.


그래도 고기국수

여행자들이 찾는 제주 음식의 베스트셀러는 역시 고기국수다. 이미 많은 고기국수 식당이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제주 맛집을 소개하면서 고기국수를 빼놓긴 뭔가 아쉽다. 여기서 소개할 식당은 사실 고기국수보다 콩국수가 더 유명한 곳이다. 제주도에서 콩국수를 가장 맛있게 먹은 식당을 한 군데 꼽으라면 무조건 이 식당 ’남춘식당’을 선택하겠다. 이곳의 콩국수는 서리태를 갈아 녹색을 띠고, 곱게 갈아 목에 걸리는 게 없이 부드럽게 넘어간다. 비린 맛도 없어 콩국수가 어려운 사람도 남춘식당의 콩국수는 시도해볼 만하다. 아쉬운 건 계절메뉴라는거



콩국수가 너무 강렬해 다른 메뉴가 웬만해선 눈에 띄지 않지만 이 식당의 고기국수도 꽤나 괜찮은 편이다. 고기국수 특유의 향이 나지 않으면서도 담백한 육수가 국수 맛을 잘 살려준다. 남춘식당은 고기국수 맛집이라고 하기엔 또 비빔국수와 수제비도 너무 맛있다. 비빔국수는 유명 국숫집처럼 극강의 단짠은 아니면서 맛을 참 잘 내고, 수제비는 한 번 먹으면 따뜻한 날씨에 무조건 생각나는 맛이다.



다만 아쉬운 건 이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만약 점심 시간에 방문을 한다면 웨이팅은 기본이니 마음의 준비도 필요하다. 여유있게 먹고 싶을 땐 저녁에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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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당근  /  편집  트립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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