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한라산 기행문 - 윗세오름(영실탐방로)편

TRIP1849
2019-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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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라산 등반은 순전히 구상나무를 보기 위해서였다. (지금 트립1849는 구상나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윗세오름을 올라가는 길에 분포된 구상나무 군락지의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싶어 이번 윗세오름 등반을 기획하였고, 등반 코스는 영실 탐방로로 결정했다. 목적이 있는 이번 등반인 만큼 최종 목적지는 윗세오름 대피소로 정했다.


"영실 탐방로는 동절기(1,2,11,12월)에는 아침 6시부터 입산이 가능하다. 오후 12시면 입산이 통제되고, 윗세오름 안내소에서 15시 이전에는 하산을 해야 한다."



한라산 영실 탐방로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한라산 코스이며, 여러 탐방로 중 가장 풍광이 좋기로 소문난 곳 이라 계절 상관없이 여행객들에게 추천하는 곳이다. 날씨가 좋은 날 골라서 등반을 계획했는데도 아침 공기는 많이 차다. 매일 보는 산이라고 장갑도 하나 없이 한라산을 맞이하다니,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산인데 너무 무시했다.



영실 탐방로는 중간 악.마.의.계.단.을 제외하고는 무난한 등산길이다. 시작과 끝은 동네 마실을 하는 기분으로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악마의 계단은 이름처럼 진짜 악마다.(누구는 천국으로 가는 계단이라고도 한다.) 갑자기 경사가 심상치 않다 느낀다면 그 길이 시작된 것이다. 앞으로 약 한 시간은 이 계단을 올라야 하니 마음을 다 잡아야 한다. 악마의 계단을 오르는 동안 오른쪽으로 보이는 영실기암, 병풍바위, 오백나한의 풍경이 있어 그나마 위로가 된다. 아직 눈이 많이 내리진 않았지만 12월의 한라산은 이미 한 겨울이다.



악마의 계단이 끝날 때 즈음 구상나무가 하나둘씩 보인다. 이곳이 세계 최대의 구상나무 군락지라 하기엔 황량한 나뭇가지가 너무 많이 보인다. 이미 여러 매체에서 보고 심각성을 알고 있었지만 역시 더 와닿는 건 직접 두 눈으로 볼 때이다.



영실 탐방로를 통해 윗세오름까지 가는 길 중 풍경 중 ‘일번’은 병풍바위, ‘이번’은 백록담 남벽이 보이기 시작하는 선작지왓 부근이다. 구상나무 군락지를 벗어나면 사방이 뻥 뚫린다. 그리고 앞에는 백록담 남벽이 보인다. 우뚝 솟은 남벽을 보는 순간, 백록담을 오르고 싶은 욕망에 휩쌓일지 모른다. 그리고 이곳은 발아래 구름이 깔려 있어 마치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한라산은 오르고 싶으나 정상까지는 부담스럽다면 영실 탐방로를 적극 추천한다. 풍경은 물론 성취감까지, 한라산의 70% 정도는 느낄 수 있을 것 이다. 물론 남은 30%를 위해, 그리고 웅장한 백록담 남벽을 보는 순간 다음 등반 계획을 세울지도 모른다.


글  당근  /  편집  트립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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