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오리지널 原, 원도심 이야기(상)

TRIP1849
2019-10-24
조회수 125


INTRO


본래의 기능은 이미 다른 곳으로 분산되었으나 현재도 문화예술의 공간, 제주스러운 건물양식, 맛집, 현지인의 생활이 축약되어 있는 ‘제주시 원도심’ 은 제주도를 함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제주시 원도심은 제주목 관아를 중심으로 예술공간 이아 지역, 동문시장, 산지천과 칠성로쇼핑거리 일대, 탑동 광장 까지 망라한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이곳은 옛 ‘제주성’ 안쪽 지역으로 탐라국 시대부터 얼마 전까지도(원도심의 주요 기능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전까지) 제주에서 가장 활발한 지역이었다.


그래서 이 지역에 가면 학교, 종교, 행정기관, 문화 예술의 발상지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시장도 자연스럽게 형성이 되어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인프라가 조성됐고,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현대식으로 발달되어 아쉬운 부분도 있으나, 아직 옛 정취가 물씬나는 근현대식 건물과 공간들이 있어 소품점이나 빈티지숍, 카페, 식당들의 컨셉의 모티브로 활용될 수 있는 소재도 풍부하다. 그렇다 보니 특색있는 카페, 빈티지숍, 오래된 식당, 독립서점, 갤러리 등이 자리 잡고 있는게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런 핫플레이스들은 다양한 문화, 예술공간에 사람들을 꾸준히 유입시켜주는 서포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호 유기적으로 얽혀있는 이 지역에서 유명한 카페, 식당만 들러서 사진만 찍고 지나가는 것은 극히 일부분만 보고 가는 아쉬움이 남는 여행이 될 수 있다.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커피와 맛있는 디저트를 즐기며 사진을 남기는 여행도 좋지만, 그 카페가 있는 자리와 그 곳 주변의 이야기, 그리고 이곳의 정취를 천천히 즐긴다면 분명 몇 년이 지나도 휴대폰이 아닌, 내 마음에 추억이 남아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충분히 걸어다닐 수 있을만큼 그리 넓은 지역은 아니지만 각 구역마다 느낌이 달라 각자가 원하는 스타일로 여행을 할 수 있는 ‘제주시 원도심’을 제주목 관아를 중심으로 크게 4개의 지역, 테마로 나누어 보여주고 싶다.



1)  문화,예술지역



이곳의 독특한 점은 역사와 전통을 가진 장소 속에 굉장히 트렌디한 플레이스들이 군데군데 섞여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오래된 골목과 장소들, 예술적인 공간들이 어떤 이들에게는 모티브를 주다 보니 ‘모퉁이옷장’, ‘에브리바디빈티지’, ‘컴플렉스커피’와 같은 핫플레이스가 생기는 계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반대로 이런 핫플레이스들은 끊임없이 이 지역에 유동인구를 유입시켜서 예술, 문화 창작공간이 그들만의 세상이 아닌 도민과 여행객들에게도 문화 예술을 접할 기회를 꾸준히 주기도 한다.



예부터 회합과 공연의 장소였던 관덕정에 앉아보면 그 앞에 깔끔하게 정돈된 광장과 제주목 관아가 보이고 운이 좋으면 그 광장에서 여러 행사들을 구경할 수도 있다. 다만 이런 깔끔하고 넓은 광장을 1년에 몇 번의 행사 때만 북적거림을 볼 수 있다는 게 조금 아쉽다. 바로 옆은 제주목 관아’터’로 불리었지만 지금은 재정비해서 그야말로 제주목 관아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현재 이 지역은 제주도에서 예술공간 사업으로 많은 예술인들이 작품 활동을 하는 공간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다. 


관덕정에서 길을 건너면 ‘예술공간’, ‘작품공간’이라는 간판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작은 공간들을 비롯해서 예술공간 이아처럼 제주 작가들의 다양한 예술 작품을 볼 수 있는 무료 전시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현재의 예술 공간을 볼 수 있는 반면 향사당처럼 옛 교육기관의 터나 최초 제주교구 천주교 성당인 제주중앙성당의 정취, 제주 성안의 교회라 해서 지어진 성내교회의 고풍 있는 모습도 놓칠 수 없다.



그중 특히 예술공간 이아의 경우 외관을 보면 “문화예술공간이라면서 무슨 병원처럼 생겼네?” 라고 생각할 수 있다.

정답.

이곳은 본래 제주대학교 병원이 있었던 자리였다. 병원이 아라동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그 자리를 고민하다 예술 문화 지역의 중심이 되는 곳으로 재탄생된 것이다. 지하 1층에 위치한 2개의 전시장에서는 제주 작가들의 다양한 예술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향사당의 뒤편 골목과 중앙성당 뒤에 작은 골목길들이 많이 보이는데 대충 봐도 수십 년은 됐을 법한 오래된 돌담들이 담쟁이넝쿨, 주변 나무들과 어우러져 자연스레 길에 젖어 있다. 왠지 누군가를 세워놓고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포토존들이 마을 곳곳에 숨어 있다. 



이 거리를 벗어나서 나오면 왠지 오랜 세월을 뛰어넘은 느낌이 든다. 


무분별하고 잦은 개발 속에서도 예전 ‘제주성’이라는 성안에 이런 장소들이 여전히 사람들을 불러 모으면서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지자체에서 노력하고 있는 사업들이 있지만 그보다 그 안의 정취를 그대로 살려서 유지하고,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어 하는 소상공인들의 모습이 눈에 띄어서 이런 가게들이 앞으로도 계속 이 지역의 감성을 불러일으켜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관덕정                         MORE VIEW

제주목 관아            MORE VIEW 

예술공간 이아             MORE VIEW

향사당                  MORE VIEW

제주중앙주교좌성당   MORE VIEW

성내교회                     MORE VIEW


2) 라이프



‘ 어릴 적 동문시장은 천 원짜리 지폐 한 장에 붕어빵, 호떡 한 봉지를 사러 들어가는 곳이었고, 학생 때는 분식집들이 늘어서 있는 골목에서 어느 분식집 누나가 예쁜지 찾아보지만 결국 만두 한 접시 서비스에 가게를 선택했던 추억이 가득한 공간이다. ‘



여행을 가면 시장은 꼭 들러보는 편이다. 시장이야말로 그 지역 사람들의 생동감 있는 삶의 터를 볼 수 있고, 활기찬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물건 하나를 사도 사람 냄새나는 상인들과의 정에 섞인 대화에 기분 좋게 사게 되고 굳이 덤으로 뭘 받지 않아도 좋은 기운을 얻어 갈 수 있다.



제주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동문시장은 재래 상설시장으로 현지인들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시장이면서 갖가지 먹거리와 농수산품으로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잡는 여행 코스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주동문시장은 오래된 시장인 만큼 십수 년 상점을 운영해 온 베테랑 상인분들도 있지만 트렌디한 먹거리를 파는 젊은 상인들도 어우러져 있어 시장 안의 골목들을 거닐다 보면 분위기가 계속 바뀐다. 먹거리도 워낙에 풍부해서, 궁금해서, 신기해서 이거 하나하나 사다 보면 시장을 나올 때는 어느새 양손에 물건들이 가득하다.



동문시장 끝 편 ‘다이소’가 있는 입출구쪽에는 호떡 거리가 형성되어 있는데 이 상점 중 한 곳엔 거의 30년 동안 보아온 할머님이 계실 정도로 굉장히 오래된 지역이다. 추억을 먹으러 가끔 가게 되는 곳이다. 


저녁 6시쯤부터는 동문시장 안쪽 거리에서 야시장이 시작되는데 각종 음식들의 향연에 뭘 사 먹어야 할지 고민하느라 몇 바퀴째 돌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줄은 계속 길어지는 것 같고 음식 하나로는 성이 안찰 것 같고 동동거리는 여행객들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급해진다. 제주시에서 이렇게 밤늦게까지 야식거리를 하는 곳이 그리 많지 않기에 현지인들도 지나가면서 자주 들르는 곳이다.


그리고 동문시장과 함께 꼭 걸어봐야 할 곳은 ' 길 밑의 세상 ', 제주중앙지하상가다. 



이곳은 어릴 적 보세, 빈티지 옷 상가의 메인 스트리트였고, ‘옷 좀 입는다’ 하는 사람들은 곧잘 가는 공간이었다. 그 규모가 인천의 부평지하상가나 영등포 지하상가만큼 크지는 않지만 관덕정 앞에서부터 동문시장 끝까지 이어지는 굉장히 긴 동선이어서 갖가지 옷 가게나 소품집들을 구경하기에 좋다. 


지하상가를 쭉 걷다 보면 가운데 길이 여러 개로 갈라지는 동그란 센터가 있는데 그곳에서의 머뭇거림의 정도에 따라 여행객인지 현지인인지 판가름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현지인도 자주 가지 않으면 가끔 헷갈리기도 한다.)


시장이 있는 지역인 만큼 현지인의 발걸음이 많이 묻은 곳이다. 물건 하나를 사는 모습으로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제주 사람들의 생활이 젖어있는 곳인 만큼 그곳의 분위기와 상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제주가 묻어 있어, 생활력 강한 제주를 보여주는  곳이다.


동문재래시장  MORE VIEW


글  마루  /  편집  트립1849


[Travel] 오리지널 原, 원도심 이야기(하)   보러가기

5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