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미술관이 많은 곳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시립 미술관이 탄생한 곳도 제주도이다(기당미술관).
특히나 현대 미술, 근현대사 관련 예술인들의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예술 작품들을 여행중에 맞이하는 것도
제주도 여행 중 느낄 수 있는 값진 경험 중에 하나이다.
일상의 사이클속에서 자칫 메마를 수 있는 감수성이 여행 중에 되살아나는
기분을 느껴보길 바란다.
제주 출신의, 제주에 매료된 예술가들…
제주도가 자랑하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독특한 제주 문화를 그들은 어떻게 보고 느꼈을지,
그들이 제주도를 사랑하는 방법과 묘사를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 김택화미술관 - 김택화(1940 ~ 2006)

“예술은 그저 하나의 짓이 되는 것이다”
제주에서 출생하고 4.3과 6.25를 거치며 자랐고 제주도민으로는 최초로 홍익대 서양화과에 입학했다.
한국 최초의 추상표현주의 그룹 ORIGIN을 창립한 멤버이며 활동한 작가이다.
1965년 잠시 귀향한 이후 제주의 풍광에 사로잡혀 평생을 제주의 풍광을 그리며 작가로 활동했다.
제주의 자연 풍경 뿐만 아니라 마을의 정겨운 모습들도 화폭에 많이 담아서
제주의 토속적인 모습도 볼 수 있다.
제주에서 한 번쯤 마셔보게 되는 한라산 소주의 메인 라벨은 김택화 화백의 작품이기도 하다.

- 기당미술관(기당 강구범, 우성 변시지)

“우리나라 최초의 시립미술관”
기당미술관은 서귀포 법환동 출신의 재일교포인 기당 강구범에 의하여 건립되어 1987년 7월 1일 개관하였고 서귀포시에 기증되었다.
우리나라 공립미술관으로는 최초의 시립미술관이며, 현대미술의 흐름을 지역에 소개하여 지역주민의 문화 기회 상승과 청소년들의 문화적 교육을 통해서 이바지하고자 국내외 현대작가들의 작품을 수집, 전시하고 있다.
‘제주화’, ‘폭풍의 화가’로 유명한 우성 변시지 화백이 초대 관장으로 운영되었고
친형인 서예가 수암 강용범의 서예작품이 상설 전시되어있다. 기획 전시실에서는 테마별로 소장품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제주도에서 자란 도민들은 한 번쯤은 기당미술관에서 열리는 사생대회에 나가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지역 주민들과 많은 소통을 하고 있는 미술관이다. 함덕의 해양과학연구원 역시 기당 강구범의 기증 시설이다.
고향을 떠나 비록 일본에서 생활하고 국적 역시 일본의 국적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의 부모에 대한 불효에 대한 후회의 마음이 고향 제주도에 대한 마음으로 자라지 않았나 싶다.
초대 관장 우성 변시지 화백 (1926 ~ 2013)

‘제주화’, ‘폭풍의 화가’ 라는 별칭이 있는 변시지 화백은 제주 출신의 화가이다. 일본에서 미술을 배웠으나 제주도에 돌아와 제주의 풍경을 담아내기 시작할 때가 변시지 화백의 최고 절정의 시기라고 보고 있다. 까마귀, 말, 바다, 돌, 해녀 등이 등장하는데 제주 도민의 시선으로 보는 제주의 풍경이 담겨있다. 변시지 화백의 작품에서 ‘제주도’라는 주제를 빼놓고는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제주 풍경을 담아내는 화가중에 손꼽히는 작가이다.
- 왈종미술관 - 이왈종 작가 (1945 ~ )

“제주생활의 중도와 연기”
조선백자를 모티브로 이왈종화백의 염원을 담아 설계된 왈종미술관.
이왈종화백은 경기도 화성이 고향임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에 내려와 20여년간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제주 서귀포에 작은 선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작업실과 전시공간, 어린이 미술교육실까지 마련하였다.
전후연 연미술회장과 갤러리 현대 강명자 회장이 함께 이왈종 작가의 그림을 팔아 왈종미술관을 건립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할 만큼 애정과 노력이 깃든 미술관이다. 제주의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을 활기찬 색감으로 아이들도 좋아할만큼 어렵지 않게 표현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미술관의 느낌이라기 보다는 종합 예술공간을 다녀온 느낌이 들 것이다.
이왈종 작가의 작품을 미디어 아트로도 감상할 수 있고 옥상 정원에서 보이는 서귀포 바다의 정경이 매우 아름답다.
-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 김영갑 (1957 ~ 2005)

“섬에 홀려 필름에 홀려”
용눈이오름을 사랑한 사진작가로 유명한 김영갑 작가는 충남 부여 출신이지만 1980년대 우연히 제주도에 들렀다가
제주의 자연에 매료되어 1985년에는 가족과 인연도 끊고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제주에 정착하게 된다.
사진 찍는 일에만 몰두해 제주 전역을 돌아다니며 찍은 필름이 30만 컷에 달한다 한다.

2002년 성산읍 삼달리의 초등학교 폐교를 빌려 김영갑갤러리 두모악(한라산의 옛말)을 열었는데 그 전년도인 2001년도에 근위축증(루게릭병)진단을 받고 나서의 일이다. 그의 사진과 제주도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 제주 수풍석미술관(비오토피아 뮤지엄) - 유동룡, 이타미준 (1937 ~ 2011)

“제주를 사랑한 바람의 건축가”
이타미준으로 알려진 건축가
재일한국인. 유동룡(1937~ 2011) 이타미준은 필명이다.
방주교회, 포도호텔, 수풍석미술관을 지어 알려진 건축가이다.
평생 귀화하지 않고 한국 여권을 들고 다니며 한국 이름으로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만큼 한국의 정체성을 잃지 않음에 따라
일본에서는 ‘재일한국인’으로, 한국에서는 ‘일본건축가’라는 이유로 많은 차별을 당했다. 그러나 절망하지 않고 자연과 인간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을 놓치 않았다.
그러한 그의 삶의 자세는 건축철학에도 녹아들어 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주변의 맥락, 재료의 물성을 있는 그대로 살리는 철학을 가지고 있어서
그의 대표작 ‘포도호텔’ 역시 새로운 건물이라는 느낌보다는 자연적으로 생겨난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건물이다.
제주도의 으뜸 요소인 물, 바람, 돌을 각각의 테마로 삼은 수풍석미술관은 미술품을 전시하는 일반적인 박물관이 아닌
“명상의 공간”으로서의 독특한 박물관을 제시하고 있다.
자연을 경험하는 그 자체로 작품이 되는 건축을 구현하였다.

하루 두차례 관람이 가능하고 선착순 25명만 가능하다. 예약은 필수.
초등학생 미만은 관람이 불가능하다.
단지 및 박물관 촬영은 정해진 곳에서만 가능하며 상업적 목적의 사진촬영은 불가능하다.
박물관과 생태공원을 1시간 정도 도보로 이동하게 된다.
- 제주도립미술관 장리석기념관 - 장리석 (1916 ~ 2019)

“망향”
장리석 화백은 해방과 분단, 전쟁과 혁명의 시대를 모두 거친, 시대의 현실을 가감없이 표현한 작가이다.
그의 작품 세계에 항상 드러나는 어두움은 아마도 갈 수 없는 고향에 대한 ‘망향’의 표현과 겉으로는 화려한 인생을 산 듯 보이지만
굉장히 어려웠던 개인사들이 반영됨이 아닐까 한다.
‘제2의 고향’이라고 말했던 제주도에서 이국적인 풍경들과 제주해녀들의 강인한 생활력을 보고 혹독했던 전쟁기를 겪고 있는 본인의 모습이 투영되어 그의 현실적인 고통을 이겨내는 동력이자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해방 이후 한국국전의 초기부터 특선과 대통령상까지 여러 차례 수상하며 한국화단의 주역이 되는 인물이다.
장리석 기념관에 100여점의 기증이 되어 있으나 작품을 작품전에 맞춰 돌아가며 전시하기 때문에 갈 때마다 다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 소암기념관 - 소암 현중화 (1908 ~ 1997)

“먹고 잠자고 쓰고”
소암 현중화 선생이 생을 마감할 때까지 기거하던 곳을 전시실로 꾸며 1층은 유물전시실로 2층은 소암선생의 창작산실과 침실을 그대로 보존하였다.
한국 근현대 서단을 이끈 ‘거장’으로 평가되는 그의 삶과 업적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제주 바다와 산, 하늘을 필묵에 녹여내어 특정한 서체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서체를 구사하여 그만의 작품 세계를
창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의 중국에서 배운 ‘육서체’의 장인이라는 평가는 오히려 다녀온 이후의 작품을
보았을 때 육서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서체를 구사했다는 평가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 이중섭미술관

“불운한 시대의 천재화가”
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1951년 1월 가족을 데리고 서귀포에 거주하면서 제주도와의 인연이 되었다.
피난길이지만 따뜻한 남쪽나라라는 이상향을 가지고 있었고 비록 굉장히 빈곤한 생활이었지만
제주도에서의 생활중 사람들의 풍성한 인심과 서귀포 마을이 주는 포근함에 당시의 모습들이 담긴 작품들이 탄생하였다.

개관당시에는 원화가 없어 일부 복사본만 전시했으나 이를 안타깝게 여긴 문화인들의 기증과 노력으로 현재는
이중섭의 서귀포 생활 당시의 모습이 담긴 작품을 비롯해 여러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미술관을 비롯해 서귀포항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는 이중섭 공원과 이중섭거리가 이어지고, 언덕 위로는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이 있어서 여행객들이 굉장히 많이 방문하는 곳이다.
토요일에는 ‘작가의 산책길’ 코스가 있어서 해설사 신청을 하면 기당미술관을 비롯해, 이중섭미술관, 왈종미술관등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다.
매주 토,일요일 오후1시에 출발하며 소요시간은 3시간 가량 소요된다.
(이중섭미술관-이중섭거주지-서귀포매일올레시장-서귀포문화예술시장-기당미술관-칠십리시공원-자구리해안-소낭머리-서복전시관-소정방-정모시공원-소암기념관)
-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 - 김창열 (1926 ~ 2021)

“물방울 작가”

미술, 예술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물방울 작가” 김창열.
그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곳이 제주에 있는 것 자체가 제주가 얼마나 문화예술 지역으로 가능성이 있을지
보여주는 한 예이기도 하다. 국내, 해외 미술계에서도 미학적 논의와 관심을 불러 일으켜 한국 현대미술의 큰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
그의 작품을 수시로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은 제주 도민이 누릴 수 있는 한 가지 혜택이랄 수 있다.
김창열 화백은 한 때 경찰생활을 할 때 지냈던 제주도에서 추사 김정희 선생과 이중섭 화백에 대한 감동과 가치를 잊지 못한다 한다.
미술관이라는 장소는 특정 분야의 사람들만이 가는 장소라는 의식은 사라진지 오래다. 예술이라는 카테고리의 경계는 점점 허물어지고 있고 동시에 한 작품에 대한 ‘감상’ 역시 정해진 것이 아니라 개개인이 느끼는 감정에 따라 다른 것이 당연하다. 그 작품에 대한 이해도는 작가에 대한 공부, 작품에 대한 공부가 정하는 것이 아닌 내가 얼마나 몰입할 수 있고 얼마나 인상깊게 볼 수 있었는지에 따른 것이라고 본다. 더더구나 휴식과 즐거움을 위한 여행을 하면서 머릿속에 뭔가를 더 채우는 지식적인 감상보다는 내가 가장 몰입했던 작품은 어떤 것인가 찾는 재미가 더 맞지 않을까 싶다.
제주를 사랑하는 예술가는 미술관에만 있지는 않다. 제주에 매료된 굉장히 많은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고 제주도의 크고 작은 전시공간에서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쉬운 점은 그런 전시 정보에 대한 부분이 너무나 분산되어 작가는 물론이고 이런 전시 정보를 찾고 있는 실제 여행객과 도민들에게도 부족한 현실이라는 것이다. 예술이라는 카테고리가 점점 경계가 허물어지고 일상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러한 공간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주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미술관이 많은 곳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시립 미술관이 탄생한 곳도 제주도이다(기당미술관).
특히나 현대 미술, 근현대사 관련 예술인들의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예술 작품들을 여행중에 맞이하는 것도
제주도 여행 중 느낄 수 있는 값진 경험 중에 하나이다.
일상의 사이클속에서 자칫 메마를 수 있는 감수성이 여행 중에 되살아나는
기분을 느껴보길 바란다.
제주 출신의, 제주에 매료된 예술가들…
제주도가 자랑하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독특한 제주 문화를 그들은 어떻게 보고 느꼈을지,
그들이 제주도를 사랑하는 방법과 묘사를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 김택화미술관 - 김택화(1940 ~ 2006)
“예술은 그저 하나의 짓이 되는 것이다”
제주에서 출생하고 4.3과 6.25를 거치며 자랐고 제주도민으로는 최초로 홍익대 서양화과에 입학했다.
한국 최초의 추상표현주의 그룹 ORIGIN을 창립한 멤버이며 활동한 작가이다.
1965년 잠시 귀향한 이후 제주의 풍광에 사로잡혀 평생을 제주의 풍광을 그리며 작가로 활동했다.
제주의 자연 풍경 뿐만 아니라 마을의 정겨운 모습들도 화폭에 많이 담아서
제주의 토속적인 모습도 볼 수 있다.
제주에서 한 번쯤 마셔보게 되는 한라산 소주의 메인 라벨은 김택화 화백의 작품이기도 하다.
- 기당미술관(기당 강구범, 우성 변시지)
“우리나라 최초의 시립미술관”
기당미술관은 서귀포 법환동 출신의 재일교포인 기당 강구범에 의하여 건립되어 1987년 7월 1일 개관하였고 서귀포시에 기증되었다.
우리나라 공립미술관으로는 최초의 시립미술관이며, 현대미술의 흐름을 지역에 소개하여 지역주민의 문화 기회 상승과 청소년들의 문화적 교육을 통해서 이바지하고자 국내외 현대작가들의 작품을 수집, 전시하고 있다.
‘제주화’, ‘폭풍의 화가’로 유명한 우성 변시지 화백이 초대 관장으로 운영되었고
친형인 서예가 수암 강용범의 서예작품이 상설 전시되어있다. 기획 전시실에서는 테마별로 소장품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제주도에서 자란 도민들은 한 번쯤은 기당미술관에서 열리는 사생대회에 나가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지역 주민들과 많은 소통을 하고 있는 미술관이다. 함덕의 해양과학연구원 역시 기당 강구범의 기증 시설이다.
고향을 떠나 비록 일본에서 생활하고 국적 역시 일본의 국적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의 부모에 대한 불효에 대한 후회의 마음이 고향 제주도에 대한 마음으로 자라지 않았나 싶다.
초대 관장 우성 변시지 화백 (1926 ~ 2013)
‘제주화’, ‘폭풍의 화가’ 라는 별칭이 있는 변시지 화백은 제주 출신의 화가이다. 일본에서 미술을 배웠으나 제주도에 돌아와 제주의 풍경을 담아내기 시작할 때가 변시지 화백의 최고 절정의 시기라고 보고 있다. 까마귀, 말, 바다, 돌, 해녀 등이 등장하는데 제주 도민의 시선으로 보는 제주의 풍경이 담겨있다. 변시지 화백의 작품에서 ‘제주도’라는 주제를 빼놓고는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제주 풍경을 담아내는 화가중에 손꼽히는 작가이다.
- 왈종미술관 - 이왈종 작가 (1945 ~ )
“제주생활의 중도와 연기”
조선백자를 모티브로 이왈종화백의 염원을 담아 설계된 왈종미술관.
이왈종화백은 경기도 화성이 고향임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에 내려와 20여년간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제주 서귀포에 작은 선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작업실과 전시공간, 어린이 미술교육실까지 마련하였다.
전후연 연미술회장과 갤러리 현대 강명자 회장이 함께 이왈종 작가의 그림을 팔아 왈종미술관을 건립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할 만큼 애정과 노력이 깃든 미술관이다. 제주의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을 활기찬 색감으로 아이들도 좋아할만큼 어렵지 않게 표현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미술관의 느낌이라기 보다는 종합 예술공간을 다녀온 느낌이 들 것이다.
이왈종 작가의 작품을 미디어 아트로도 감상할 수 있고 옥상 정원에서 보이는 서귀포 바다의 정경이 매우 아름답다.
-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 김영갑 (1957 ~ 2005)
“섬에 홀려 필름에 홀려”
용눈이오름을 사랑한 사진작가로 유명한 김영갑 작가는 충남 부여 출신이지만 1980년대 우연히 제주도에 들렀다가
제주의 자연에 매료되어 1985년에는 가족과 인연도 끊고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제주에 정착하게 된다.
사진 찍는 일에만 몰두해 제주 전역을 돌아다니며 찍은 필름이 30만 컷에 달한다 한다.
2002년 성산읍 삼달리의 초등학교 폐교를 빌려 김영갑갤러리 두모악(한라산의 옛말)을 열었는데 그 전년도인 2001년도에 근위축증(루게릭병)진단을 받고 나서의 일이다. 그의 사진과 제주도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 제주 수풍석미술관(비오토피아 뮤지엄) - 유동룡, 이타미준 (1937 ~ 2011)
“제주를 사랑한 바람의 건축가”
이타미준으로 알려진 건축가
재일한국인. 유동룡(1937~ 2011) 이타미준은 필명이다.
방주교회, 포도호텔, 수풍석미술관을 지어 알려진 건축가이다.
평생 귀화하지 않고 한국 여권을 들고 다니며 한국 이름으로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만큼 한국의 정체성을 잃지 않음에 따라
일본에서는 ‘재일한국인’으로, 한국에서는 ‘일본건축가’라는 이유로 많은 차별을 당했다. 그러나 절망하지 않고 자연과 인간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을 놓치 않았다.
그러한 그의 삶의 자세는 건축철학에도 녹아들어 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주변의 맥락, 재료의 물성을 있는 그대로 살리는 철학을 가지고 있어서
그의 대표작 ‘포도호텔’ 역시 새로운 건물이라는 느낌보다는 자연적으로 생겨난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건물이다.
제주도의 으뜸 요소인 물, 바람, 돌을 각각의 테마로 삼은 수풍석미술관은 미술품을 전시하는 일반적인 박물관이 아닌
“명상의 공간”으로서의 독특한 박물관을 제시하고 있다.
자연을 경험하는 그 자체로 작품이 되는 건축을 구현하였다.
하루 두차례 관람이 가능하고 선착순 25명만 가능하다. 예약은 필수.
초등학생 미만은 관람이 불가능하다.
단지 및 박물관 촬영은 정해진 곳에서만 가능하며 상업적 목적의 사진촬영은 불가능하다.
박물관과 생태공원을 1시간 정도 도보로 이동하게 된다.
- 제주도립미술관 장리석기념관 - 장리석 (1916 ~ 2019)
“망향”
장리석 화백은 해방과 분단, 전쟁과 혁명의 시대를 모두 거친, 시대의 현실을 가감없이 표현한 작가이다.
그의 작품 세계에 항상 드러나는 어두움은 아마도 갈 수 없는 고향에 대한 ‘망향’의 표현과 겉으로는 화려한 인생을 산 듯 보이지만
굉장히 어려웠던 개인사들이 반영됨이 아닐까 한다.
‘제2의 고향’이라고 말했던 제주도에서 이국적인 풍경들과 제주해녀들의 강인한 생활력을 보고 혹독했던 전쟁기를 겪고 있는 본인의 모습이 투영되어 그의 현실적인 고통을 이겨내는 동력이자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해방 이후 한국국전의 초기부터 특선과 대통령상까지 여러 차례 수상하며 한국화단의 주역이 되는 인물이다.
장리석 기념관에 100여점의 기증이 되어 있으나 작품을 작품전에 맞춰 돌아가며 전시하기 때문에 갈 때마다 다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 소암기념관 - 소암 현중화 (1908 ~ 1997)
“먹고 잠자고 쓰고”
소암 현중화 선생이 생을 마감할 때까지 기거하던 곳을 전시실로 꾸며 1층은 유물전시실로 2층은 소암선생의 창작산실과 침실을 그대로 보존하였다.
한국 근현대 서단을 이끈 ‘거장’으로 평가되는 그의 삶과 업적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제주 바다와 산, 하늘을 필묵에 녹여내어 특정한 서체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서체를 구사하여 그만의 작품 세계를
창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의 중국에서 배운 ‘육서체’의 장인이라는 평가는 오히려 다녀온 이후의 작품을
보았을 때 육서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서체를 구사했다는 평가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 이중섭미술관
“불운한 시대의 천재화가”
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1951년 1월 가족을 데리고 서귀포에 거주하면서 제주도와의 인연이 되었다.
피난길이지만 따뜻한 남쪽나라라는 이상향을 가지고 있었고 비록 굉장히 빈곤한 생활이었지만
제주도에서의 생활중 사람들의 풍성한 인심과 서귀포 마을이 주는 포근함에 당시의 모습들이 담긴 작품들이 탄생하였다.
개관당시에는 원화가 없어 일부 복사본만 전시했으나 이를 안타깝게 여긴 문화인들의 기증과 노력으로 현재는
이중섭의 서귀포 생활 당시의 모습이 담긴 작품을 비롯해 여러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미술관을 비롯해 서귀포항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는 이중섭 공원과 이중섭거리가 이어지고, 언덕 위로는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이 있어서 여행객들이 굉장히 많이 방문하는 곳이다.
토요일에는 ‘작가의 산책길’ 코스가 있어서 해설사 신청을 하면 기당미술관을 비롯해, 이중섭미술관, 왈종미술관등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다.
매주 토,일요일 오후1시에 출발하며 소요시간은 3시간 가량 소요된다.
(이중섭미술관-이중섭거주지-서귀포매일올레시장-서귀포문화예술시장-기당미술관-칠십리시공원-자구리해안-소낭머리-서복전시관-소정방-정모시공원-소암기념관)
-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 - 김창열 (1926 ~ 2021)
“물방울 작가”
미술, 예술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물방울 작가” 김창열.
그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곳이 제주에 있는 것 자체가 제주가 얼마나 문화예술 지역으로 가능성이 있을지
보여주는 한 예이기도 하다. 국내, 해외 미술계에서도 미학적 논의와 관심을 불러 일으켜 한국 현대미술의 큰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
그의 작품을 수시로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은 제주 도민이 누릴 수 있는 한 가지 혜택이랄 수 있다.
김창열 화백은 한 때 경찰생활을 할 때 지냈던 제주도에서 추사 김정희 선생과 이중섭 화백에 대한 감동과 가치를 잊지 못한다 한다.
미술관이라는 장소는 특정 분야의 사람들만이 가는 장소라는 의식은 사라진지 오래다. 예술이라는 카테고리의 경계는 점점 허물어지고 있고 동시에 한 작품에 대한 ‘감상’ 역시 정해진 것이 아니라 개개인이 느끼는 감정에 따라 다른 것이 당연하다. 그 작품에 대한 이해도는 작가에 대한 공부, 작품에 대한 공부가 정하는 것이 아닌 내가 얼마나 몰입할 수 있고 얼마나 인상깊게 볼 수 있었는지에 따른 것이라고 본다. 더더구나 휴식과 즐거움을 위한 여행을 하면서 머릿속에 뭔가를 더 채우는 지식적인 감상보다는 내가 가장 몰입했던 작품은 어떤 것인가 찾는 재미가 더 맞지 않을까 싶다.
제주를 사랑하는 예술가는 미술관에만 있지는 않다. 제주에 매료된 굉장히 많은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고 제주도의 크고 작은 전시공간에서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쉬운 점은 그런 전시 정보에 대한 부분이 너무나 분산되어 작가는 물론이고 이런 전시 정보를 찾고 있는 실제 여행객과 도민들에게도 부족한 현실이라는 것이다. 예술이라는 카테고리가 점점 경계가 허물어지고 일상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러한 공간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