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모든 리뷰] 조용한 마을의 북카페 유람위드북스

여행기획자 양주형
2023-01-10
조회수 194

책과 함께 유람이라니. 얼마나 감상적인 이름인가. 이름에서 풍겨오는 바이브에 안 가보려야 안 가볼 수가 없는 곳이었다.

사실 조금 규모가 있는 독립서점으로 생각했다. 이곳으로 가는 내내 굳이 이렇게 인적이 드문, 먼 곳까지 자리 잡은 이유에 대해 나름 답을 찾으며 차를 몰았다. 주차하고 가게 문을 열고, 매장을 둘러보는 순간,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았다. 이곳은 단순한 독립서점이 아니었다. 엄청난 양의 책이 주제별로 잘 정리되어 책장마다 꽂혀 있었고, 심지어 만화책도 있었다. 그것도 알만한 제목의 만화책은 모두 다. 이곳의 책은 판매하는 책이 아니었다. 자리에 앉아 커피를 시켜 놓고 마음껏 책을 보면 되는 곳이었다. 이런 곳인 줄 모르고 잠깐 들렀다 갈 생각에 다음 일정을 잡은 게 너무 아쉬웠다. 이곳까지 다시 오는 건 분명 힘들 걸 알기에 더욱 안타까웠다.

차 한 잔을 주문하고 마음에 드는 책을 집어 들어 자리에 앉았다. 좌식 테이블이 있고, 평범한 테이블과 의자가 놓인 자리도 있었다. 2층으로 연결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그곳에도 자리가 있다. 이미 많은 자리에 주인이 있어 비어있는 2인 테이블에 앉아 책을 읽기 시작했다. 자리가 그리 편하진 않았다. 오랜 시간 앉아서 책을 읽기엔 좌식 테이블에 자리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이곳은 금요일과 토요일엔 꽤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연다고 한다. 한적한 이 마을의 밤 분위기가 궁금하다. 하지만 그 시간까지 이 마을에 있는 건 엄청난 도전인 걸 알기에 그 분위기를 느끼는 일이 쉽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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