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마주하게 되는 '길 잃음'의 아름다움

여행기획자 박영건
2022-05-06
조회수 143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은? 


이라고 할 때 

정작 스케쥴이 너무나 잘 맞아떨어져서 흔히 말하는 맛집을 일찍 도착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이런 기억은 전혀 남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기억은 가물 가물… 누구랑 갔었나? 싶다.


추억이 가득하고 또 가도 즐거워지는 여행은

오히려 예상치 못한 순간을 맞이해서 당황했던 기억.

혼란스러운 와중에 벌어진 헤프닝들.

그때는 정말 화나고 어이없고, 당황스러운 일들이 지금 생각하면 ‘피식’ 웃게 되는

그런 여행이 먼저 생각난다.


이번에도 정해진 스케쥴속에서 여기 들어가볼까? 했다가…


좁은 길에서 마주오는 트렉터 덕분에 후진을 몇 백미터 가보고, 

날파리 날아다니는 말똥, 소똥 냄새가 가득한 진흙밭을 걷게 되고,

결국… 길이 막혀서 돌아가게 된 상황.


이 와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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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풍경을 보게 되면….


이 순간이 나의 여행이 된다.


일정을 기획하는 것도 굉장히 효율적이지만

효율적이지 않은 순간을 위해 한 번 가끔 길을 잃어보는 건 어떨까?

친구, 가족, 연인의 맛있게 밥을 먹는 모습,

예쁜 모습을 찍는 순간도 여행이지만


함께 간 사람들끼리 기억에 남길 수 있는 그런 ‘순간’을, 기획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우연함을 가장한 기획이라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일상에서 할 수 있던 것들에서 벗어나, 걸어 보고, 넓은 마음으로 탐험해보는 것으로도 

함께 여행하는 사람과 수 년이 지나도록 잊혀지지 않는 추억이 된다.